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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제도화, 소비자 입장 반영해야-곽은경

• 글쓴이: 컨슈머워치  
• 작성일: 2023.01.26  
• 조회: 331

코로나19로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다른 어떤 때보다 변화의 폭이 넓고 속도도 거셌다. 그중 비대면 진료는 반응이 뜨거웠던 분야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돼 30여년간 지지부진하던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의료소비자들은 하나같이 호평 일색이다. 코로나 감염 우려를 막아줬을 뿐만 아니라 진료 대기와 처방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바쁜 직장인, 육아에 지친 부모, 이동이 어려운 노약자들의 불편을 해소해준 덕에 비대면 진료 누적 건수는 순식간에 3500만건을 넘어섰다.


국민의 만족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원격의료 도입에 대해 92.6%의 응답자가 찬성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도 76.13%가 도입에 찬성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필요한 비대면 기술은 원격의료라는 경기연구원의 조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선진국이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비대면 진료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전 세계가 비대면 진료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경쟁하는 중인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만 혁신의 길에서 벗어나 후진적 의료 서비스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 비대면 진료는 30여년 전에도 시범 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해당사자 간 협의가 지지부진해 제도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편리함’을 경험한 국민에게 ‘불편한 과거’로 돌아가라고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 안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논의할 보건복지부의 비대면진료협의체에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단체는 포함되지 않았다. 과거처럼 의사, 약사 등 공급자의 의견만 난무하고, 이해관계자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힘 싸움만 반복된다면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도입되기 어렵다. 게다가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법안들도 일부 환자에게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일부 질환, 일부 지역, 특정 상황에서만 허용한다면 비대면 진료 법안이 통과돼도 대부분 국민은 여전히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비대면 진료는 의료소비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가 없다면 공급자도 필요없기에 소비자 친화적인 공급자가 생존하는 것이 시장의 법칙이다. 대면 진료는 앱만 열면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수 있다. 당연히 소비자의 요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시스템이 의료 서비스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과거 정부는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형 마트 의무 휴업을 강제했고,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해 우버와 타다는 금지했다. 소비자의 요구를 무시하는 정책들은 소비자의 희생만 강요할 뿐, 의도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국민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루 빨리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제도화돼 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2023-01-25 헤럴드광장

[헤럴드광장] 비대면 진료 제도화, 소비자 입장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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