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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라 - 양준모

• 글쓴이: 컨슈머워치  
• 작성일: 2021.07.25  
• 조회: 59

유통법 등 탈헌법적 독소조항 산적

정치권의 경영개입 악법들 쏟아져

소비자 선택 빼앗고 성장동력 잠식

불합리한 법률 정비, 혁신 유도해야


자유주의 경제학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는 ‘경제의 민주주의’를 경쟁을 통해 생산이 소비자의 뜻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정의했다. 마르크스를 비롯한 사회주의자들은 생산수단과 자본을 통제하는 것이 경제의 민주화인 것처럼 오도하지만 이는 독재를 위한 선전 선동에 불과하다. ‘사회주의는 마약’이라는 미제스의 주장처럼 정치권의 경영 개입을 가능하게 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악법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등 각종 법률에 존재하는 탈헌법적 독소 조항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빼앗고 사업 진출과 확장을 막아 성장 동력까지 잠식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은 유통산업의 발전과 거리가 먼 법이다. 이 법에 따라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못하는 날들이 정해졌다. 소비자들은 불편해지고 유통산업은 기형화했다. 대형마트는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창출해왔으나 규제로 인해 골목상권도, 대형마트도 함께 침체하기 시작했다. 법의 목적이 소비자 보호와 국민경제 발전이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법의 강제력에 의해 무시됐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은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법이다. 일반적으로 동일 업종 내에서도 시장을 분할해 유사한 사업체들끼리 경쟁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의 영업을 제한하게 되면 전체 시장 규모는 줄어들고 소규모 영세 사업체의 경쟁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생계형이 아닌 대기업과 버금가는 규모의 사업체가 단기적으로 반사적 이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시장 선도 기업이 없어짐에 따라 시장 자체가 침체해버린다. 소비자들의 권익은 침해되고 경제성장도 정체된다. 더욱이 자의적인 사적 이익 조정은 공익 추구일 수 없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도 다양한 문제들을 만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법이 포장 두부 업종에 미치는 악영향을 연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업종에서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규제되는 여러 업종에서 차별적 경영 개입과 경쟁 제한으로 시장 규모의 감소, 품질 저하, 가격 상승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이 법으로 규제되고 있는 중고차 시장의 상황은 심각하다.


중고차 시장은 매도자와 매입자 간 정보의 차이로 인해 시장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시장이다. 수십 년간 허위 및 미끼 매물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렸다. 대기업 규제로 정보의 비대칭 문제는 더 악화했다. 소비자 피해가 커지면서 중고차 시장은 불신을 받았다.


판매 차량의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들이 중고차를 팔도록 하면 상황은 변한다. 신차를 판매하는 딜러나 완성차 업체는 신차를 더 많이 팔기 위해서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이들은 기술과 자본력을 가지고 있어 품질보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의 품질보증과 합리적 가격 정책으로 중고차 시장을 성장시키면 신차 고객들의 신차 구매 부담이 줄어들어 신차 판매가 늘어난다. 중고차 시장이 성장하면 장기 렌터카 시장, 리스 시장과 자동차 관련 업종도 성장한다.


외국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직접 중고차를 매매하도록 함으로써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견인하고 있다. 신차 시장 대비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영국이 3배, 미국이 2.4배, 프랑스가 2.2배, 독일이 2배로 중고차 시장이 발달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고차 시장 규모는 신차 시장의 1.3배에 불과하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막은 결과다.


판매자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권력이 승자와 패자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규모의 경제가 있는 경우에는 기업들이 규모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의 후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규모가 아니라 기업의 잘못된 행동을 규제하는 합리적 법률 체제가 필요하다. 불합리한 법률을 정비하고 혁신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는 정책을 기조로 삼아야 한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정경대학 교수 / 컨슈머워치 공동대표)



서울경제 2021-07-25

https://www.sedaily.com/NewsView/22P1UBRNJ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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