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한국사회 GPS] 딥시크 충격과 한국의 시대착오적 AI정책
10년전 알파고 충격빠진 韓
정부 주도 정책 쏟아냈지만
혁신 속도 못 따라가며 실패
인재확보 위해 규제 확 푼 佛
전세계 AI 인재 몰리고 있어
정부·민간 각자 할 일 해야
인공지능(AI) 혁명에서 한국이 소외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진단과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량 구매를, 야당의 `집권플랜`은 미국의 기술 대기업 수준의 국립 AI 데이터센터와 AI 연구소 설립을 제시하고 있다. 알파고 충격 당시 정부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 추진과 대규모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들은 AI 경쟁에서 국가적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는 기술 혁신 지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기술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모든 국가나 기업이 미국과 같은 최첨단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삶의 수준은 생산성에 좌우된다. 2022년 기준으로 생산성이 가장 높은 아일랜드 등 유럽 부국 어느 나라도 미국이 지배하는 새로운 혁신 기술로 지금의 위치를 만든 것이 아니다.
신생 기업 오픈AI와 혁신적 비만 치료제의 노보노디스크 등 기업 가치가 삼성전자 주가 총액에 육박하는 기술 중심 기업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시가 총액 정상에 있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델 컴퓨터 등은 독자적 혁신 기술의 자체 개발이 아닌 기술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성공하고 있다.
AI 기반 기술은 개발과 마케팅, 자본과 인재 역량에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AI 기반 기술 밖에 반도체·서버 등 하드웨어, 데이터 그리고 기반 기술을 활용하는 전문 서비스 사업들이 존재한다. 이미 검색·동영상·문서 번역 및 작성 등 전문 기업들이 비 온 뒤 죽순처럼 솟아나고 있다. 즉 규모의 경제에서는 열세지만 이를 벗어나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이 존재한다. 국가든 기업이든 경쟁력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
10년 전 알파고 대책은 정부 주도라는 근본적 한계로 성과가 없었다. 이번 대책들도 21세기 기술 속도 경쟁을 1970년대식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으로 관료적 조직이 대응한다는 점에서 실패는 예정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는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의 대응과도 대비된다. 프랑스는 AI의 성공이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면서 전 세계 최고의 AI 인재들에게 매력적 목적지가 되고 있다. 교육 개혁을 통해 자체 인재 풀을 육성하고, 숙련된 전문가의 지속 가능한 공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대해 정부는 용지 확보와 세금 지원, 규제 개혁으로 민간 투자를 격려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EU도 그간의 규제 중심에서 필요한 규제 개혁을 들고 나왔다.
한국의 수재들이 의대로 몰리고, 능력 있는 기술자들이 해외로 순유출되고 있다. 또 한국 교육은 AI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노동력 육성에 실패하고 있다는 경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3년 성인기술조사가 보여준다. 한국의 노동력은 문해력, 수리, 응용능력에서 모두 OECD 평균 아래다. 더 비관적인 점은 한국이 10년 전 조사에 비해 이런 능력이 가장 많이 후퇴한 나라라는 것이다. 대학의 자율성이나 투자를 외면해온 결과다. 서울대 예산은 베이징대 예산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10년도 넘게 지속돼 온 등록금 동결과 수도권 정원 규제, 교육부가 틀어쥐고 있는 관료주의가 만들어낸 현상이다. 모든 정책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하고, 정부가 할 일과 민간이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민간이 할 일을 정부가 하겠다는 기술 포퓰리즘은 알파고 대책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이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컨슈머워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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