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휴업일 평일로 바꾸는게 선거에 유리할까… 與野 지자체장 엇갈린 행보에 쏠리는 ‘관심’
“서울 서초·동대문 이어 부산 등도 마트 휴무일 평일 전환 검토”
일요일 원정 쇼핑으로 특정 지역 소비 집중 관측 나와
대선 때 호남 민심 흔든 ‘복합쇼핑몰’ 이슈처럼 총선 카드 될까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하고, 영업제한시간에도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지자체들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서초구와 동대문구가 조례를 개정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했다. 서초구는 조례 변경안을 지난 28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당초 의무휴업일이었던 28일 서초구내 대형마트들은 정상 영업을 했다.
동대문구도 다음 달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전환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부산을 비롯해 주요 지자체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환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의무휴업일 조정을 추진하는 지자체의 공통점은 지자체장이 모두 여당 소속이라는 점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의 신호탄을 쏜 대구시를 비롯해, 충북 청주, 경기 고양·김포, 서울 서초·동대문 등 의무휴업일 조정을 선제적으로 시행한 지자체의 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현재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검토 중인 지자체들도 마찬가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대표적이다. 강 시장은 지난 24일 “공휴일 의무휴업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서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원칙을 유지할 수 있도록 5개 자치구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 마트 의무휴업일과 의무휴업시간 규제 권한을 지자체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영업시간 규제는 지자체장의 권한으로 뒀고, 의무휴업 규제는 지자체장에 의무로 부여하되 요일에 대해선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대규모점포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
② 특별자치시장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1항제1호에 따라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의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③ 특별자치시장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1항제2호에 따라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에 필요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정부여당은 법 개정 전이라도 지자체 조례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독려할 방침이다. 정부는 서울 등 대도시에선 몇 개 구만 의무휴업일을 조정해도 전이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서초구에 인접한 강남, 송파, 동작, 관악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일요일에 문을 여는 마트를 찾아 쇼핑을 하러 갈 것”이라며 “이는 서초구 내 소비 집중과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 측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규제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규제라고 주장한다. 유통 소비 행태가 ‘대기업 vs 골목상권’에서 ‘온라인 vs 오프라인’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것은 오히려 주변 상권의 낙수효과를 제한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반면 야당에선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 대형마트 규제까지 푸는 것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경영 위기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후생과 내수 활성화’와 ‘골목 상권 보호’라는 명분이 충돌하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에 대한 여야의 상반된 입장이 4월 총선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당 내에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환이 그동안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보호라는 명분에 가려졌던 소비자 후생 효과를 조명하며 4월 총선 수도권 표심을 자극할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복합쇼핑몰 설립’ 카드가 호남 표심을 자극했던 것처럼, 대형마트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며 “특히 마트 쇼핑을 선호하는 2040 맞벌이·육아가구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의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의 곽은경 사무총장은 “본인이 사는 지역의 마트가 일요일에 열지 않아 다른 구로 ‘원정 쇼핑’을 가야하는 주민 중에 공휴일 휴무 규제를 고수하는 지자체나 지자체장에게 불만을 갖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며 “소비자 후생이 표심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상대적 박탈감과 소비 이탈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환을 추진하면 소상공인의 표를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 “실증적 조사에 따르면 마트와 전통시장은 보완재 성격이 짙다. 마트 영업일에 인근 상가들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통계적 결과가 있다. 환영하는 소상공인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일부 소상공인들이 반발할 수 있겠지만 크진 않다고 본다”면서 “소상공인보다는 휴일 휴식권을 반납해야 하는 마트 노동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훈 조선비즈 기자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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