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헬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시작…소아청소년 일부 초진 가능·비용은 30% 더 비싸
`재진` 중심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6월 1일부터 시작
소아청소년, 휴일·야간 비대면 진료 허용…처방은 불가
수가는30% 비싸고 진료·조제 건수는 월 전체 30% 이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진통 끝에 이달 1일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의료계와 산업계가 초진과 재진을 두고 갈등을 빚었지만, 우선 이번 시범사업은 재진 위주로 진행된다. 약 배달 역시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하다. 정부가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앞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만큼 이 기간 의료계와 산업계의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 방안 발표 당시 확정하지 못했던 소아청소년 환자의 초진 여부, 수가 등의 사안도 확정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만 18세 미만 소아 환자는 휴일·야간에 한해 대면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비대면 진료를 통한 의학적 상담이 가능하다. 다만 처방은 불가능하다.
비대면 진료 수가는 대면진료보다 30% 높게 책정됐다. 환자는 통상 진료비의 30%를 본인부담금으로 내는데, 추가 관리료의 30%도 본인부담으로 내야 한다. 비대면 진료를 담당한 약국에도 30% 수준의 관리료를 더해 지급한다. 다만 비대면 진료·조제 건수는 월 전체 건수의 30% 이하로 제한한다.
그러나 추가되는 비용은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소비자 단체 컨슈머워치는 “의약사의 수가책정은 소비자에게 분통터질 일이다.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진료는 대폭 줄이고, 의·약사들은 ‘시범사업 관리료’ 명목으로 건강보험에서 30% 추가 수가를 책정했다”며 “이러한 시범사업의 피해는 고스란히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국민’에게 가중될 뿐”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은 시작됐지만, 의료계와 산업계 모두 만족하기 어려운 `반쪽짜리` 대안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업계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초안 발표부터 확정까지 2주밖에 걸리지 않은, 졸속 추진”이라며 “지난 당정협의회에서 발표한 초안보다 더 퇴보한 안”이라고 밝혔다. 또 협회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도 원격진료 수가가 일반 진료보다 높은 국가는 찾기 어렵다”며 “비대면 진료는 편의성은 높이고 재정적 부담은 줄이는 방식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비대면 진료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비대면 진료의 대원칙’이라는 합의를 도출했다”면서도 “소아청소년이라는 환자군 특성상 비전형적인 증상과 그에 따른 빠른 대처를 위해 대면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임에도 소아청소년에 휴일·야간에 국한한 비대면 진료 상담을 허용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8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향후 법제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매경헬스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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