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업신문] 전국민 서명운동 예고…‘재진’ 중심 비대면진료, 저출산 대책 역행 규탄
컨슈머워치, 21일 국회 앞 ‘제도화 방안 전면 재검토 규탄’ 기자회견 개최
소비자단체가 ‘재진 환자’ 중심의 비대면진료 제도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컨슈머워치는 2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을 비롯한 현대인의 의료접근성 문제 해결 방식은 비대면진료 제도”라며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의료 소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비대면 진료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모든 국민이 원할 때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서명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컨슈머워치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뒤, 우리 국민은 의료 소비자로서 비대면 진료를 적극 활용해왔다. 특히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비율이 높은 젊은 세대의 맞벌이 부부, 그중에서도 워킹맘의 호응이 가장 높았다”며 “하지만 최근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정작 제도의 수혜 대상인 의료 소비자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하는 반면 육아 휴직률은 가장 낮은 우리나라에서, 워킹맘이라면 누구나 평일에는 회사의 눈치를 보고, 주말에는 소아청소년과 대란으로 종일 병원에서 대기하는 현실을 맞닥뜨린다”며 “병원 진료 종료 후 아이가 아플 때 ‘응급실 밖의 선택지’가 없다면, 어떤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을까”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3년간 비대면 진료는 아이를 양육 중인 부모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다. 비대면 진료가 제공하는 가치를 단순 ‘편리성 증진’이 아닌, ‘의료접근성 증진’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단체는 그러면서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대면 진료 이력이 있는 병원에서, 동일한 질병일 때만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재진 환자 중심 제도화’에 합의했다. 원래 다니던 병원의 진료가 종료된 야간·주말에 아이가 아프면 또다시 응급실에 갈 수밖에 없는, 사실상 비대면 진료 허용 전의 막막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밤늦은 시간 아이가 아플 때, 의사와의 전화 상담과 긴급한 처방이 부모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컨슈머워치는 그동안 의료 소비자가 ‘의료기관의 일방적인 진료 일정’에 맞추기 위해 휴가를 내거나, 주말을 반납하는 등 여러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왔으나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것.
그러면서 단체는 비대면 진료를 ‘재진 환자로 제한’할 경우 보건당국와 의료계 모두 바쁜 현대인은 물론, 자녀를 육아 중인 부모 세대의 어려움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또 저출산 문제의 해결 의지가 없다는 반증이라고도 지적했다.
약업신문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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