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워치] "카드수수료 정책은 금융의 도구화·수단화"
`카드수수료 인하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좌담회
정책 목적·제로페이 육성정책 비판 제기돼
최근 수년간 금융당국의 정책적인 필요에 의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학계 지적이 제기됐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소비자정책 감시단체 컨슈머워치가 25일 국회의원회관 3간담회실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사회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와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 "카드수수료정책은 타부문 지원만 하라는 것"
패널들은 카드수수료에 정부가 개입해왔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최저임금 부작용을 상쇄하기 위해 시도한 수수료율 왜곡이 카드사와 가맹점간 갈등을 격화시켰다고 꼬집었다.
또 정부주도의 제로페이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제로페이를 활성화하려고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줄이려는 것은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창현 교수는 "국내 금융시장이 아프리카만도 못하다"며 "금융 자체 경쟁력 제고보다는 타부문에 대한 지원에만 정부정책이 쏠려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도 결국 다른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당국이 최저임금 폐해를 돌려막기 위해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선 것처럼 금융을 도구화·수단화하려는 모습이 보여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서민지원 강화, 이자율 인하, 모험자본 육성, 구조조정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등은 결국 금융을 수단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체 경쟁력 강화와 타 부문의 지원 강화는 동시에 가능하긴 하지만 자체경쟁력 강화가 먼저 제대로 되어야 한다"며 "타부문 지원은 비용증가와 수입 축소를 불러오기 때문에 자체 경쟁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100대 과제 어디를 보아도 금융산업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이 없다"며 "사고 치지 말고 다른 부분 지원이나 잘하라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카드수수료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가진 부작용을 줄인다면서 과도한 조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정책실패가 카드수수료 갈등을 초래하고 결국 소비자 피해로 전가됐다고 지적했다.
곽 총장은 "정부는 수수료 인하로 연간 7800억원의 수수료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수수료는 누군가는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며 "이것을 마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의 결과인 것처럼 비용을 절감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세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부가 정책개입으로 카드사에 전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카드사에 대한 수수료 인하 압박은 신용카드 혜택 축소와 관련 물가의 상승 등의 형태로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제로페이는 급조한 시스템"
이경전 교수는 정부가 신용카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제로페이의 한계점에 대해 비판했다.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구조의 제로페이는 기존의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이 가지고 있던 구조와 다르다.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들은 송금자와 수신자의 은행이 다를 경우 타행계좌이체 수수료를 간편결제 사업자가 부담한다. 이는 사업자가 스스로 결정해 자본을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제로페이가 등장하면서 정부기관이 나타나 기존 사업자에게 자신들이 만든 결제시스템에 참여하라고 강요하고 나섰다. 기존 사업자로서는 이미 구축한 솔루션에 기반해 사업을 지속할지 아니면 제로페이에 새로 자본을 투입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결제서비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정치인과 일부 공무원들이 하루 아침에 설계하고 급조한 시스템"이라며 "정부가 잠시 메기처럼 활동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메기가 계속 활동하면 어항에는 메기만 남게되고 그 메기도 결국 굶어죽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제로페이는 금융결제원의 오래된 구조에 더해 정부기관 하나가 또 들어와서 결제서비스 과정이 추가가 되면서 비용은 더 커졌다"며 "하지만 은행에게는 수수료를 덜 받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비용 구조를 설계한 뒤 사업참여자를 위해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비즈니스모델 이론의 기초"라며 "제로페이는 경영학의 비즈니스모델 이론과 거꾸로"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정부는 표준만 정하고 떠나기 바란다"며 "그 표준을 모든 사업자에게 개방해 결제 사업자들이 소비자 편익과 상점 편익을 위해서 경쟁하게 하면 제로페이는 저절로 지속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비즈니스워치 2019-03-25
http://news.bizwatch.co.kr/article/finance/2019/03/25/0021/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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