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컨슈머워치 "복합쇼핑몰 규제…도시공동화 불 보듯"
"골목상권 살리기 아닌 대형상권 죽이기" …`출점규제’ 방식 대통령 공약과 거리 멀어
문재인 정부가 골목상권 보호를 명분으로 대형마트에 이어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규제를 확대키로 하면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적용되는 월 2회 의무휴업이 복합쇼핑몰까지 확대 적용해 또 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의 출장 세일도 금지된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백화점협회를 통해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에 대형 복합쇼핑몰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의견을 내라고 요구했으며, 유통업계는 대형 점포가 2개 이상 들어선 연면적 5만㎡ 또는 6만㎡ 이상의 복합시설(명동 잠실 삼성동 등 관광특구 내 복합시설은 제외)로 하는 방안을 마련해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소비자들은 "산업부가 복합쇼핑몰에 대한 기준도 몰라 유통업체에 물어보는 수준이면서도 규제부터 내놓고 있다"며 우려와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또 이 제도는 당초 출점제한 방식의 골목상권 보호를 제안했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공약과는 달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기업들의 영업을 제한하는 무리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이에 소비자단체인 ‘컨슈머워치’는 "복합쇼핑몰 영업제한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언주, 김종훈 의원 발의)이 통과돼야 한다"며 1만명 소비자 서명 운동을 전개하며 나섰다.
지난달 21일부터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온 컨슈머워치 회원들은 "소비자가 있어야 상인도 있다" "대형마트에 복합쇼핑몰 휴무, 소비자는 불편해" 등의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며 정치권이 `대기업 vs 골목상권`의 대결 구도를 이용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겠다는 각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강남구 코엑스, 서초구 센트럴시티, 일산시 라페스타 등이 복합쇼핑몰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미 골목상권을 대체하게 된 기존의 대형상권에 대해 무리한 칼을 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킴스클럽이 월 2회 문을 닫고 있지만, 주변에서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골목상권은 전혀 존재하지 않아 몇 년째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제 센트럴시티마저 문을 닫으면 장을 보러 수도권으로 나가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2014년 기준 대형마트 점포 현황은 경기 지역이 144개로 가장 높은 28.8%의 비율을 차지했으며 서울 85곳, 부산 43곳, 인천 35곳, 경남 32곳, 경북 26곳, 대구 25곳, 충남 23곳, 전북 21곳 순이다.
복합쇼핑몰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코엑스몰이나 영등포의 타임스퀘어처럼 극장‧식당‧백화점 등이 한 곳에 몰려 있는 장소를 의미하며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돼 전국 곳곳의 랜드마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상권이 월 2회 문을 닫게 되면 소비자들의 정작 오갈 데가 없어질 뿐만 아니라, 도시 공동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이 근본적으로 우려하는 점이다.
이유미 컨슈머워치 사무국장은 "여의도 IFC몰도 복합쇼핑몰이 될 수 있다"며 "산업부가 어떻게 그런 무리한 발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거대한 곳이 문을 닫게 되면 어떤 모습일지 소비자들이 입게 되는 피해는 얼마나 될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liberty@enewstoday.co.kr
이뉴스투데이 2017-08-07
http://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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