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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를 준비하는 10배의 긍정 리더십 - 이병태

• 글쓴이: 컨슈머워치  
• 작성일: 2020.08.24  
• 조회: 1,137

흔한 말이지만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함께한다. 경제적 충격이 지나면 기업들은 새로운 세상을 맞게 된다. 위기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업 중엔 위기 후에 비상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일부 기업들이 2010년부터 해외에서 큰돈을 버는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외환위기 과정에서 핵심 기술과 제품 없이 부채에 의존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이 사라지면서 건강한 기업이 더 크고 수익성 있는 시장에 참여할 수 있었고, 위기 과정 중 재무 조정과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올해 2분기는 미국, 일본, 영국 등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2분기보다 30% 가까이 줄면서 미국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충격이 진행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는 2차 감염의 파고는 이 충격이 한동안 더 지속할 것을 예고한다.


이러한 충격 중에 기회를 포착하는 긍정 리더십은 위기를 지나고 회사의 운명을 크게 좌우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를 기회 포착으로 만드는 긍정의 리더십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무엇이 돼야 할까. 우선 평상시보다 훨씬 높은 목표를 세우고, 훨씬 빠른 실행력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팬데믹 후 3개월간 미국의 전자상거래 증가세는 지난 10년간의 증가세보다 컸다. 미국 신시내티 어린이 병원의 원격진료는 2019년 연간 2000건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주당 5000건이 넘는다. 차량 공유 업체 우버의 승객은 급감했지만, 우버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는 현재 승객 서비스 사업 규모의 두 배로 증가해 우버를 살리고 있다. 한마디로 위기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10배 이상의 성장을 가능케 한다.


소비자가 상상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변화하는 와중에 기업 종사자도 그러한 속도를 수용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4일 만에 탈취제를 만들던 공장을 손 세정제 공장으로 탈바꿈했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한 회사는 고객이 없어진 극장 직원 1000여 명을 재교육한 후에 이틀 만에 수요가 폭발한 온라인 식품 사업의 직원으로 재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팬데믹 위기가 평소에 상상할 수 없었던 대규모의 목표와 스피드를 달성할 기회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최고경영자(CEO)의 높은 전략적 목표와 실행력 요구의 리더십이 만들어내는 기적이다. 이러한 트랜스포메션(전환)의 장애는 기술이 아니라 리더와 조직에 내재한 편견과 관행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조직원은 리더에게 더 기대하고 방향의 지시를 갈구한다. 평상시에는 늘 하던 일을 하면 되지만, 돌연 공급망이 흔들리고 고객의 발길이 끊기면 조직원들은 CEO의 리더십을 기대한다. 이 기대를 조직 혁신의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이럴 경우 미래 비전을 당장 실행할 일의 수준만큼 중요하게 다뤄 분명한 방향을 알려줘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불확실성 시대의 리더십은 조직원과 고객의 소리를 더 세심하게 듣는 것은 물론, 자신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지혜와 자원을 구해야 한다. 다른 CEO를 통해 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시너지를 추구해야 한다. 다른 CEO도 조력자를 갈구하고 험한 파도를 함께 헤쳐갈 동료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CEO 네트워크는 위기 이후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자리 잡을 때 많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자산이 된다. 특히 새롭게 정해진 방향은 몸소 실천을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조직원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CEO의 실천이 결단력의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미래형 기업을 위해 기업이 미래형 디지털 플랫폼화와 속도, 유연성을 강조하는 민첩함(Agility)을 갖춘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은 오랫동안 얘기돼 왔다.


지금은 10배 높은 목표와 10배 빠른 조직 전환을 실천할 때다. 팬데믹 위기로 조직 구성원과 고객이 큰 변화를 수용할 자세가 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과감한 긍정의 리더십이 선사할 과실은 매우 달 것이다.


이병태 (KAIST 교수 / 컨슈머워치 공동대표)



이코노미조선 2020-8-24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t_num=13609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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