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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보이스 #12 민주정치의 목표는 자유여야 한다

• 글쓴이: 컨슈머워치  
• 작성일: 2013.12.04  
• 조회: 1,667

한국 사회에서 민주는 성스러운 단어가 되었습니다. `민주’자만 붙으면 누구도 그것을 거부하기 힘들어집니다. 경제민주화, 의료민주화 같은 것들이 모두 그렇습니다. 심지어 민주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범죄로 여겨지기에 이르렀습니다. 예를들어 민주당 김동철 의원을 대표발의자로 한 24인의 국회의원들이 내 놓은 『반인륜 범죄 및 민주화운동을 부인하는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안』 (의안번호 1905128) 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왔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왜곡, 날조’하는 사람에게 징역 7년 이하의 징역형을 가하겠다는 것인데요.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는 역사의 평가마저 거부하고 싶을 정도로 민주는 성스러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위험한 조짐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는 그 자체로서 가치가 될 수 없습니다. 민주정치는 그저 공동의 이해가 걸려 있는 사안에 대해 다수결로 결정을 하는 의사결정 장치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정치는 얼마든지 중우정치가 될 수 있습니다. 민주적으로 결정된 결과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리스는 좋은 예입니다. 1981년 그리스는 민주적으로 파속(PASOK)이라는 사회주의 정당을 선출했고, 그 정당은 다수의 뜻에 따라서 풍성한 복지정책을 폈습니다. 국민들이 싫어하니까 세금은 늘리지 않았습니다. 매우 민주적인 결정이었지만 결과는 참담합니다. 국가부채가 눈덩이 불어서 결국 지금과 같은 국가부도 사태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민주적으로 이루어낸 어리석은 결과입니다. 민주적으로 결정하되 좋은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 그 자체를 선한 가치로 보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은 십중팔구 세상사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는자 사이의 투쟁으로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민주화란 약자인 못가진자와 지배받는 자가 가진자와 권력자의 자리로 올라서는 것을 뜻할 것입니다. 투표를 통한 혁명, 그것을 그들은 민주화라고 부르고 있죠.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민주정치를 통해서 추구해야 할 가치는 혁명이 아니라 시민 각자의 자유입니다. 우리들 모두가 각자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질 자유, 민주는 그 개별적인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여야 합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민주와 자유가 같은 것을 뜻할 수 있었습니다. 권력이 국민을 억압하는 상황에서 民이 主인이 된다는 것은 바로 그 民이 억압에서 풀려나는 것, 즉 자유로워짐을 뜻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 사람들은 저마다 자유롭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것에서 벗어나는 민주주의는 대중이 원하는 것은 뭐든 해주는 것이거나 또는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가지지 못한 자들이 나누어갖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스의 민주화는 세금 안내고 복지혜택을 받는 것이었고, 우리의 경제민주화는 자칫 성공한 자들의 것을 빼앗아 정치적 힘을 가진 민중이 나눠 갖자는 것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사실 시민 각자의 자유는 민주정치를 하지 않아도 보장될 수 있습니다. 홍콩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홍콩 시민들은 자신들의 대표자를 스스로 뽑지 못합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습니다. 홍콩은 정치적으로는 독재국가이지만 나머지 분야에서는 시민들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됩니다.



인도는 정반대의 사례입니다. 간디 시절부터 인도는 정치적으로 수준 높은 민주주의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실생활은 수많은 간섭들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즉 홍콩과는 반대로 인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대표를 민주적으로 뽑을 수 있었지만 그것이 개인들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해주지 못했습니다.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적은 독재자이지만, 대중과 여론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사실 미국 헌법에서부터 시작한 근대헌법의 중요한 정신 가운데 하나는 여론의 횡포로부터 시민 각자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삼권분립도 따지고 보면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권력기관끼리 담합해서 국민을 억압하지 말라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이 정신이 퇴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제가 민주정치에 반대한다고 오해는 말아주세요. 저는 독재자의 통치를 받는 것보다 민주주의가 훨씬 좋습니다. 다만 우리의 민주주의가 우리들 각자의 자유를 지키는 도구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프리덤팩토리 대표이사  김 정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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