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보이스 #7 스스로 책임지는 인생이 훌륭합니다
동양그룹 부도로 온 나라가 들썩 거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STX나 웅진그룹의 부도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동양그룹 사태는 그야 말로 나라 전체가 다 들썩거리는 느낌입니다. 회사채나 CP에 투자한 5만명 가까운 개인투자자들 때문일 것입니다. 그 많은 분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으니 그것을 듣고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감정의 동요를 겪게 되겠지요. 표계산을 하는 정치인들도 있을 것이고요.
그분들의 요구는 경영진이 사기를 쳤으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개미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를 구제하라는 것입니다.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지요. 특히 망할 회사를 망하지 않는다고 속이고 회사채나 CP를 팔았다면 당연히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져야겠지요. 누구도 법의 예외가 되어서는 안되니까요.
그러나 특별법을 만들어서까지 세금으로 투자자를 구제하라는 요구는 원리에 맞지 않습니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동양그룹의 회사채나 CP 투자부적격등급을 받았다는 것을 알고 샀을 것입니다. 언론을 통해 다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투자부적격이란 망할 수도 있는 회사이니까 조심해서 투자하라는 경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회사채나 어음을 샀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지는 것이 도덕적으로도 옳습니다.
게다가 금리가 7~8%였습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두 배 이상 높죠. 웬만한 투자자라면 이 금리만 보더라도 위험한 채권임을 직감할 수 있었을 겁니다. 낮은 금리로는 누구도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으니까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급전을 당겨오려는 것이죠. High Return에는 High Risk 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 위험을 감수하기 싫다면 낮은 금리로 은행에 정기예금을 들어두는 것이 옳습니다.
아무리 관련자의 숫자가 많더라도 채권 채무 관계는 빌린 사람과 빌려준 사람들이 해결할 문제입니다. 사기를 당했더라도 사기를 친 사람이 갚던가, 만약 못 갚는다면 감옥에라도 가야 할 일인 것이죠. 그것을 제3자인 국가가 책임지게 되면 도덕적 해이가 싹틉니다. 성공하면 높은 금리를 받고 실패했을 때는 나라가 보장해주는 데 어떤 사람이 고금리 상품을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그 전례를 몇 해 전 저축은행 사태에서 이미 겪었습니다. 은행마다 1인당 5천만원씩 보장해주는 예금보험제도 때문입니다. 은행이 망해도 1인당 5천만원까지는 정부가 보장을 해주다보니 은행 부도의 위험이 있건 없건 고금리만 준다면 아무 저축은행에나 저축을 했던 것이죠. 저축은행들은 그 돈으로 부동산개발에 모험적 대출을 해줬고, 결국 부도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부도의 위험 같은 것을 무시하고 고금리만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도덕적 해이입니다. 사람이 악해서가 아니라 제도가 선량한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금보험 그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부도의 위험을 정부가 떠안아주면 누구나 위험한 상품에 투자하게 된다는 법칙은 꼭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 중의 하나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남의 것을 훔쳤으면 돌려줘야 하는 등의 원리 말이죠. `잘못하면 벌을 받는구나, 잘 판단해야 좋은 결과가 오는구나’ 이런 것을 익히면서 아이들은 서서히 성인이 되어 갑니다.
자기 결정, 자기 책임! 이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성인이고 어른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어른들이 늘고 있습니다. 책임 없는 자유는 방종입니다. 방종은 생산성을 낮추고 사회를 타락시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자유 자체도 박탈 당하게 되지요.
프리덤팩토리는 모든 국민이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원리가 한국 사회에 굳건히 뿌리 내리길 원합니다.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겠습니다. 남 탓하지 않고 스스로 방법을 찾으며 나아가겠습니다.
프리덤팩토리 대표이사 김 정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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