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키워야 할 판에 뿌리뽑나"… 생태계 위협하는 규제공포
규제에 갇힌 IT산업
무료서비스 없애 소상공인 위협
산업내 불공정행위 잡는 문산법
무료·미리보기 제공제한에 반발
공정거래법 등 현행법 중복규제
플랫폼 기업들이 규제 공포에 떨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산업공정유통법(문산법)`을 추진하면서 IT 업계 전반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잇따른 규제 움직임에 학계는 물론 창작자, 소비자들까지 법안 재검토 및 반대 주장을 내놓고 있다.
공정위의 플랫폼법과 문체부의 문산법은 모두 생태계의 건전한 성장과 스타트업, 창작자들을 보호한다는 취지 아래 추진 중이다. 플랫폼법은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가진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를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자사우대·멀티호밍·끼워팔기·최혜대우 등의 금지 행위를 규정해 감시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문산법은 만화 `검정고무신` 고(故) 이우영 작가의 별세와 맞물려 탄력을 얻은 법안으로 문화산업 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10가지 불공정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 법안이 보호하겠다고 일컫는 단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플랫폼법의 경우 중소상공인, 스타트업, 소비자들까지 나서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내 1500곳의 중소 플랫폼 판매자들로 구성된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오프라인 매장이나 인력 없이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온라인 플랫폼 산업이 쇠퇴하면 더 이상 꿈꿀 수 있는 미래는 없다"며 "중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플랫폼법 제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 컨슈머워치는 현재 플랫폼법 제정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플랫폼법이 통과할 경우 지금 누리는 많은 무료 서비스들이 대기업 규제라는 명목으로 사라지고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법안은 국내 플랫폼에만 실질적 집행력이 미쳐 해외 공룡 플랫폼에 국내 시장을 모두 내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컨슈머워치는 "규제가 현실화하면 현재 포털 플랫폼이나 각종 소셜미디어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연계 서비스가 끼워팔기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웹툰, 웹소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플랫폼 자체 제작 콘텐츠도 자사 상품으로 규제돼 제작 콘텐츠 감소로 인한 이용자 선택권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 관계에서도 한국은 미·중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맞설수 있는 토종 플랫폼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며 "구글이나 메타, 넷플릭스,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플랫폼의 활발한 시장 진출이 분명 반가운 부분도 있지만 국내 기업들도 당당하게 그들과 맞서 더 좋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소비자 효용을 높여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산법도 상황이 비슷하다. 웹툰협회·한국웹툰작가협회·한국만화스토리협회·한국만화웹툰학회·한국웹툰산업협회·우리만화연대 등은 지난 11일 `올바른 웹툰 산업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문산법의 전면 재검토가 절실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 협단체는 웹툰 산업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문산법이 관련 대상자 그 누구에게도 사전 고지·의견 수렴 없이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금지조항에 따르면 무료보기·미리보기 등의 제공은 제한적이거나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문산법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취지가 올바르다 하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에서 직접 대상을 통한 충분한 검토와 정확한 이해가 이뤄지고 웹툰 산업이 모두에게 이로운 바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법과 문산법 모두 현행법과 중복 규제 우려가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플랫폼법의 경우 현행 공정거래법이나 심사 지침으로도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자율규제 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공약과 반대로 디지털 시장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중복 규제"라며 "한국과 미국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했다. 문산법 역시 이미 지난해 3월 정부 부처 간 중복 규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되돌아온 바 있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이 심각하다. 이미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해외 빅테크에 밀리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서 규제 법안까지 더해진다면 IT 산업 경쟁력을 스스로 버리자는 얘기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선영 디지털타임스 기자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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