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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일자리의 미래 - 곽은경

• 글쓴이: 컨슈머워치  
• 작성일: 2021.05.10  
• 조회: 697

기본소득이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논란은 여권 유력 대선주자가 재산·소득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기본소득 뿐 아니라 기본주택, 기본대출까지 언급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이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AI와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 대량실업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더 이상 노동이 소득의 원천이 될 수 없다면 국가가 국민의 기본생활을 위해 기본소득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 논리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자동화가 가속화 되고, 실업률이 늘어나자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1890년대에는 말똥으로 인류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했다. 뉴욕의 주요 교통수단은 말이었는데, 10만 마리의 말이 하루에만 2000톤의 똥을 쌌고, 한 달이면 6만 톤을 육박했다.


온 거리에 말똥이 쌓여있고, 말똥에서 나오는 가스로 숨을 쉬기도 어려운 정도였으니, 1930년이 되면 건물 3층 높이로 말똥이 쌓일 것이라는 평론가들의 예측에 그 누구도 반대하기 어려웠다. 다행히도 인류는 말똥 때문에 멸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헨리 포드가 만든 자동차가 말을 대체하면서 말똥에 대한 우려를 단번에 해결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논란도 낯선 기술의 등장으로 미래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부각되면서 시작되었다. AI라는 새롭고 강력한 기술이 인류의 노동력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걱정일 수 있다. 이런 불안감은 말똥 뿐 아니라 기근, 행성충돌, 홍수, 지구온난화, 석유고갈 등 다양한 지구멸망의 시나리오와 궤를 같이 한다.


결과적으로 인류는 기술발전을 통해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왔다. 지구멸망 시나리오는 실현되지 않았다. 1960년대 미국에서도 공장이 자동화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기본소득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기계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지기는커녕 더 늘어났고 더 세분화되었다.


인류가 말똥 때문에 종말을 맞지 않고, 마부 대신 택시기사, 버스기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낸 것처럼, AI의 등장도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키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힘들여 일하지 않고도 국가에서 기본소득과 주택을 제공하고, 위급할 때 낮은 금리로 기본대출까지 해준다면 모든 국민들의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 꿈같은 순간이 올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기본소득 제도 시행에는 막대한 재원이 들어간다. 1인당 30만원씩만 지급해도 2060년이면 GDP의 절반을 넘는 재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은 들리지 않는다. 현실적인 해법도 없어 보이기에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가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각으로 실현 불가능한 기본소득을 기대하느니 인류의 역사가 그랬던 것처럼 AI의 등장으로 인류는 더욱 진보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라 생각된다.


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 컨슈머워치 사무총장)


브릿지 경제 202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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