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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성장 이면의 진실과 혹세무민 - 양준모

• 글쓴이: 컨슈머워치  
• 작성일: 2021.04.28  
• 조회: 708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6% 성장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에 문재인 대통령은 ‘놀라운 경제 복원’이라면서 자화자찬했다. 정부의 어이없는 현실 인식에 일자리로 고통받는 국민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문 정부는 집권 초기에 경제학 교과서와 싸우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진실과 싸웠고, 이젠 국민과 싸우려 한다.


문 정부는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데 반색하지 말고, 그전에도 국민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2020년엔 추경까지 하면서 546조9000억 원을 지출했다. 국가채무를 116조2000억 원이나 늘리면서 마음껏 지출했지만, 지난해 GDP는 오히려 줄었다. 더 갖다 쓴 돈만큼이라도 경제가 성장했다면 3.7%는 됐어야 했다. 경제가 침체한 것은 정부가 미래를 위해 돈을 쓰지 않고 선심성 지출만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계·기업·정부 모두를 빚더미에 몰아넣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문 정부는 주택 가격 상승으로 집 없는 서민을 ‘벼락거지’로 만들어 놓고, 집 가진 사람들은 빚더미와 세금으로 ‘집거지’로 만들었다. 3월 생활물가는 2019년 12월 말 대비 2.3% 상승했다. 가정마다 파를 심어 ‘파 테크’ 하고, 계란 값 상승에 닭을 기를 판이다.


1분기에 전기 대비 1.6%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은 민간의 설비투자 증가에 기인한다. 다른 지표로 판단하면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심각한 문제는 고용이다. 고용 개선은 경제 회복 추세를 확인해 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지난해 실업률은 4.0%다. 올해 들어 1월 5.7%, 2월 4.9%, 3월 4.3%로 개선되고는 있으나, 지난해 연평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고용률은 지난해 60.1%로 지난 4년간 계속된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1월에는 57.4%, 2월 58.6%, 3월 59.8%로 지난해 연평균보다 밑돌았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고통은 코로나19로 경제가 타격을 받았던 지난해보다도 더 심각해졌다.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문 정부가 만들어 놓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다. 지난 4년간 만든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내년까지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로 자영업을 몰락시키고, 청년실업을 증가시켰다. 단순하게 정부가 빚을 내어 가계소득을 보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고용 상황 악화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문 정부의 노동정책은 청년 실업만 늘린 게 아니라 40대도 몰락시켰다. 40대의 고용률은 2018∼2020년 전년 대비 -0.4, -0.6, -1.3%p 떨어졌다. 올해도 1∼3월 -1.9, -1.4, -0.4%p 떨어지면서 고용 악화는 계속됐다. 가구주 연령이 40대일 때 가계 소비도 가장 많다. 지난해 가구주가 40대인 가구는 일자리도 줄었고 물가도 올라서 가장 고통받고 있다. 자녀 교육비 지출도 줄였다.


다른 나라보다 더딘 코로나 백신 공급만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청년세대뿐 아니라 가장 활동적이고 중산층을 형성하는 40대마저 몰락시키고 있다. 빚더미 경제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문 정부가 만든 문제가 많지만, 노동시장 문제만이라도 임기 중에 해결하기 바란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정경대학 교수 / 컨슈머워치 공동대표)



문화일보  2021-04-28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042801073111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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