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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보이스 #5 남자가 미장원에 가면 범죄에 가담하는 셈인 대한민국

• 글쓴이: 컨슈머워치  
• 작성일: 2013.10.09  
• 조회: 1,827


여러분 그거 아세요? 우리나라에 미장원이 8만개나 되는데요, 거기서 일하는 미용사들 대부분이 범죄자들이랍니다. 무슨 말 같지도 않는 소리냐고요? 아, 아직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았기 때문에 확정된 형사범은 아니지만 누군가 고소를 해서 재판을 하면 범죄자로 판정받을 확률이 매우 높답니다. 왜냐면요, 이용사 면허 없이 남자 머리를 깎는 것은 공중위생관리법 제8조 1항에 의해 불법이고, 같은 법 제20조의 3항 제2호에 의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습니다. 미용사가 남자의 머리를 깎는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인 것입니다. 특히 바리캉을 쓰면 확실히 불법입니다. 보건복지부가 그렇게 유권해석 까지 해줬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년전에는 이용사협회에서 미용사들을 고소하자며 이용사들에게 공문을 내려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 조용한 것을 보니 아마도 실제로 고소하지는 않은 듯합니다. 법대로 하자니 8만이나 되는 미용사들로부터의 거센 반발이 되돌아올 것을 걱정한 듯합니다.



고소를 했든 안했든, 남자 손님 머리를 깎는 미용사, 특히 바리캉을 써서 남자 머리를 깎는 미용사는 범죄자입니다. 머리 깎으러 미용실에 가는 남자 손님들은 그 범죄를 방조하거나 또는 최소한 조장하는 셈인거죠. 그런데 고백하자면 저는 그저께도 미장원에 가서 그 범죄를 조장했답니다. 바리캉으로 머리를 깎았거든요. ㅋㅋ



공중위생법의 이 규정은 정말 말도 안됩니다.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거스르는 이 법 때문에 수만명의 선량한 미용사들이 범법자가 되고, 남자 손님들도 범죄의 언저리에 가 있는 겁니다. 이런 법들부터 당장 고쳐야 하는데 국회의원들은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용사들이 반발할까봐 애써 외면하고 있겠죠. 비겁한 국회의원들 같으니라고.



사실 사람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나 욕구를 무시하는 법들 때문에 선량한 국민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는 이것 말고도 도처에 널렸습니다. 사립유치원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사립유치원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릅니까? 비싼 등록금이나 비리, 이런 것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지난 3월만 해도 각 지역 교육청들이 사립 유치원 감사를 해서 비리를 파헤친 적이 있죠. 그야말로 비리 백화점이라는 보도가 과장이 아니더군요.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유치원 원장들은 원래 그렇게 썩어빠진 사람들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 분 한 분 만나보면 다들 훌륭한 분입니다. 그런데 왜 비리가 만연할까요? 그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인정하지 않는 법 때문입니다.



5개 반 정도로 구성된 유치원 하나를 설립하려면 30억 정도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사립학교법이 설립자로 하여금 한 푼도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원장이 되면 월 300만원 정도 받아갈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투자를 안한 사람도 원장이 되면 받아갈 수 있는 월급입니다. 투자를 한 것에 대가로는 한 푼도 챙길 수 없게 규제 되어 있는 거죠. 숭고한 교육사업이니까 사회를 위해 기부한 것으로 치라는 것입니다. 공자님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이 어디 그렇습니까? 다들 본전이 생각나고 억울한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수익을 챙기게 되고, 그 과정에서 비용 부풀리기 등 온갖 비리가 생기는 거죠.  또 그것을 감추려다 보니 감독자들에게 뇌물을 주는 일도 당연히 생겨나겠지요. 결국 사학비리의 대부분은 수십억을 투자한 설립자가 수익을 한푼도 챙길 수 없도록 만들어 놓은 사립학교법에 근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북한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그다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너도 나도 장마당에 나와서 거래를 합니다. 그 덕분에 굶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요.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물품들 상당수는 사업소에서 몰래 훔쳐 나온 것이고, 밀수를 통해서 들어온 것들이기도 합니다. 사실 장마당에서 거래하는 자체가 범죄죠. 역설적이게도 북한 사람들은 그 범죄 덕분에 굶지 않고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 사람들의 범죄가 나쁜가요, 아니면 자연스러운 행동을 범죄로 낙인찍는 그 법과 제도가 나쁜가요? 당연히 후자입니다. 그 못되고 어리석은 법들을  폐기하고 고쳐서 자연스러운 인간의 행동을 합법화하는 것이 앞으로 북한 당국이 가야할 길입니다. 



휴전선 이남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인간의 정당하고 자연스런 욕구를 법으로 금지하게 되면 사람들은 범죄자가 됩니다. 법이 선량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법들이 도처에 널렸습니다. 상속, 계열사간 거래, 학교, 사회복지, 의료, 유통, 농업 관련된 제도들 중에 그런 독소 조항들이 많이 들어있죠. 이제 그런 조항들을 찾아내서 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범죄와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고 노력의 대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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